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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리는 아침] 변명은 통하는걸까?아산세무서 정보팀장 김민우 기고
BS뉴스 | 승인 2016.08.07 14:21

때론 밤잠을 잘 수가 없다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
접촉사고 현장처럼 일방적으로 당하던 상황에서
이런 말 한마디면
상대방을 제압하고 통쾌했을텐데 하는 아쉬움.
누구에게나 있음직한 상황이다

나는 지금 그 말을 찾고 있다

기상청의 예보가 속수무책인 요즘
오늘도 붉은 해는
사정없이 구석 구석을 지지고 있다

더위 때문이었다고 핑계라도 대고 싶다
뭔가 변명거리라도 있어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한 일들이
그 한순간의 실수든, 판단착오든, 준비부족이든
실패를 예견하게 될 때
패배자의 머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얼까?

자신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주변인들이 아닐까 싶다
격려와 말없는 지지를 보내준 그들을 어떻게 볼 지
패자는 고민하고 아파한다

실수했다고 하고 싶다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결과물을 얻을 때까지 좌절하지 않고 해보겠다고
떠벌이고 싶다

그래야 할 것 같고
그래야만 그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삼수를 통해 1년만에 다시 찾은 시험장은
그렇게 호락호락 날 허락해주지 않았다
땅을 치고 가슴을 치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고 싶고
그리고 화가 났다

난 또 실패했다
실수, 판단착오도 실력부족임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술 한 번 제대로 못 마셔보고
가족들과 여행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홀로 계신 부모님들 한 번 제대로 못 찾아뵙고
놀아도 놀지 못하고 쉬어도 쉬지 못하고
잠을 자도 마음이 불편해 잠 못자는 시간이
1년이나 흘렀지만
함께 한 수험장 10여 개 교실의 5백여 도전자들은
1~2명만 살아남는 정글 속에 버려지게 된다

나도 이젠 그만하고 싶다
알토란같은 내 청춘도 가엾고
날 기다리다 지치는 가족들도 안쓰럽고

노스님께선 생전에
"변명·해명하려 하지 마라"하셨다
하면 할수록 늪에 빠지고 허우적이게 된다

침묵으로 사죄하자!

그 말씀 깊이 마음속에 있음에도
지금 이 순간
부질없는 변명과 자기합리화의 변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함께 아파할 그 분들 대신
내 입이나마 더럽히고 싶다

 

                             < 無心野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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