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6월 6, 2026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 국내 송환…공항서 침묵 속 돌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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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장기간 복역 중이던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한국으로 송환됐다. 국내외 수사 공조와 정상 외교를 통해 이뤄진 이번 임시 인도는 해외 도피 중 범죄자의 신병 확보 사례로 주목된다.

인천공항 도착…취재진 질문에 침묵

박왕열은 25일 새벽 필리핀 클라크에서 민항기를 이용해 출발, 오전 6시 34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항공기에는 일반 승객도 함께 탑승했으며, 호송관 2명이 수갑을 채운 채 좌우에서 밀착 감시했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남색 야구모자와 회색 카디건 차림이었고,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수염이 길게 자라 있었으며 팔에 새겨진 문신이 드러난 모습도 확인됐다.

수십 명의 경찰 호송 인력에 둘러싸인 그는 고개를 든 채 입국장을 통과했다. 그러나 “피해자 유족에게 할 말이 있느냐”,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했느냐”, “송환 소감은 무엇이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침묵 깨고 기자 향해 돌발 발언

계속된 침묵 속에서 박왕열은 한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너는 남자도 아녀”라고 발언했다. 이에 기자가 되묻자 짧게 “응”이라고 답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장면은 현장에서 즉각 논란을 낳았으며, 송환 과정 내내 무응답으로 일관하던 그의 태도와 대비되며 주목을 받았다.

3분 만에 공항 이탈…경찰 본격 수사 착수

박왕열은 공항 도착 약 3분 만에 호송 차량에 탑승해 이동했으며, 경기북부경찰청이 관련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은 국내 마약 유통망과 추가 범죄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주범…필리핀서 60년형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에서 발생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당시 한국인 3명을 총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22년 필리핀 대법원에서 징역 60년형이 확정됐다.

그는 복역 중에도 외부와의 접촉을 유지하며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해 국내에 대규모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감 기간 중 두 차례 탈옥을 시도한 사실도 드러났다.

정상회담 계기로 ‘임시 인도’ 성사

이번 송환은 지난 3일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임시 인도는 범죄인 인도와 달리, 상대국의 재판이나 형 집행을 일시 중단하고 수사 목적에 한해 신병을 넘기는 제도다. 한국 정부는 이를 활용해 박왕열의 국내 범죄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법무부와 외교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관계 기관은 필리핀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갔고, 약 한 달 만에 송환을 성사시켰다.

“마약 범죄 더 이상 방치 불가”…정부 판단 작용

법무부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추가 범죄 방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2017년 살인 혐의로 인도 요청을 했으나, 필리핀 측에서 재판과 복역을 이유로 사실상 거절했다”며 “그러나 수감 중에도 국내 마약 유통이 지속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 범죄에 한해 임시 인도를 요청했고, 필리핀 법무부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승인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수사 종료 후 다시 필리핀으로

박왕열은 임시 인도 형식으로 송환된 만큼, 한국 내 수사와 재판이 종료되면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가 남은 형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법무부는 “임시 인도 청구서에 포함된 범죄 사실에 한해 절차가 진행되며, 이후 신병은 필리핀으로 반환된다”고 밝혔다.


결론: 국제 공조 강화 속 해외 범죄 대응 사례

이번 송환은 해외에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장기간 처벌을 피해온 사례에 대해, 외교·사법 공조를 통해 대응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범죄가 국경을 넘나드는 현실에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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