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별은 탄생과 죽음을 반복하며 새로운 천체를 만들어낸다. 특히 거대한 별이 생을 마감하며 일으키는 초신성 폭발은 우주 환경을 크게 바꾸는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국제 공동연구진은 초신성 잔해 내부에서 형성 중인 두 개의 어린 별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발견은 별과 행성, 나아가 태양계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신성 잔해에서 발견된 두 개의 어린 별
태양보다 약 8~10배 이상 무거운 별은 핵연료를 매우 빠르게 소모하기 때문에 태양보다 훨씬 짧은 생을 살아간다. 이들 별은 마지막 단계에서 강력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우주 공간으로 막대한 에너지와 다양한 원소를 방출한다.
이러한 폭발은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천문 현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존재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산소와 탄소, 질소를 비롯한 대부분의 무거운 원소는 과거 별 내부에서 만들어졌으며, 초신성 폭발을 통해 우주 공간으로 퍼져 새로운 별과 행성의 재료가 된다.
이 같은 과정이 실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밝히기 위해 일본 니가타대와 기후대, 교토대, 이화학연구소(RIKEN) 공동 연구팀은 칠레에 위치한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배열(ALMA)을 활용해 약 1,600년 전 폭발한 초신성 잔해 RX J1713.7-3946를 관측했다.
ALMA 관측이 밝혀낸 새로운 탄생의 현장
별이 되기 직전 단계의 뜨거운 가스 핵 확인
연구진이 발견한 것은 완전한 별이 아닌, 별로 성장하기 직전 단계인 두 개의 뜨거운 가스 핵이었다. 이들은 이미 주변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어 사실상 ‘아기 별’로 분류된다.
특히 초신성 잔해 내부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별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강력한 초신성 폭발 이후에도 어린 별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별 형성에 필요한 분자 물질까지 상당 부분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복잡한 유기물도 그대로 보존
초신성 폭발은 은하 전체에 맞먹는 밝기를 낼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따라서 폭발 당시 주변에서 형성되던 어린 별은 강한 충격과 고에너지 입자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이번 관측에서는 두 아기 별 주변에서 복잡한 유기 분자를 포함한 다양한 물질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초신성 충격이 반드시 별 형성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어린 별이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팀은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초신성 폭발의 영향이 어린 별에 비교적 최근에 도달해 고에너지 입자가 분자의 화학적 성질을 변화시킬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초신성 충격파에 의해 강한 자기장이 형성되면서 우주선이 고밀도 분자 구름 내부까지 침투하지 못했고, 그 결과 뜨거운 가스 핵과 복잡한 분자 구성이 보호됐을 가능성이다.
이 같은 가설은 초신성 환경에서도 별과 행성 형성에 필요한 물질이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태양계 탄생 과정 연구에도 중요한 의미
이번 연구는 초신성 폭발이 생명체의 재료가 되는 유기물과 무거운 원소를 새로운 별 주변으로 직접 공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제 관측을 통해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천문학계에서는 태양계 역시 과거 초신성 폭발의 영향을 받은 환경에서 형성됐을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이를 직접 보여주는 관측 사례는 매우 드물었다.
이번 발견은 초신성 잔해가 단순히 별의 마지막 흔적이 아니라 새로운 별과 행성의 탄생을 돕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우주의 순환이 만든 우리의 기원
약 46억 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던 당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서로 다른 진화 단계에 있는 별과 행성을 지속적으로 관측하면서 태양계와 지구가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하나씩 밝혀가고 있다.
이번 연구는 별의 죽음이 또 다른 별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우주의 순환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동시에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를 이루는 물질이 오래전 별의 진화와 초신성 폭발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며, 우리 모두가 우주의 역사 속에서 탄생한 존재임을 일깨워준다.

이문열은 bsnewspaper.com의 필진으로 뉴스, 정치, 경제, 기술,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다룹니다. 독자들이 중요한 이슈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균형 잡힌 보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유용한 정보와 시의성 있는 내용을 전달합니다. 또한 현재의 주요 사건과 독자들의 관심사에 맞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